아이를 데리고 교회에.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데리고 갔다.

 

아이는 서울에 3번째 온거라 했다.

 

 

그래서.

 

눈이 휘둥그레 했다.

 

촌에 사는 그 여자애 눈에는 모든게 신기해 보였나 보다.

 

아이에겐.

 

모든게 낭만적이게 느껴졌다.

 

저 건물도.

 

저 지하철도.

 

저 많은 사람들도.

 

 

 

아이는 가출도 낭만적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담배도, 술도 안하고, 연애 한번 못하고.

 

학교에서 사고 한번 안치고. 순수하기 순수한 아이.

 

 

그 아이는 가출팸을 구했었다.

 

그러다.. 인터넷의 어떤 언니에게 연락을 해서,

 

서울로 가출을 한 것이다.

 

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이였다.

 

 

그러다.

 

언니가 갑자기 연락이 안됬다.

 

내 이름이 여자 같은 '양회현'이여서였는지...

 

가출 한 애를 도와주겠다는

 

내 글을 보고.

 

내게 전화를 했던 것이였다.

 

'천운'이였다. '하나님의 사랑'이였다.

 

 

아이는 가출하면, 자기는 독립도 하고.

 

가출팸은 잠잘 곳도 주고. 먹을 것도 주고. 같이 요리도 해먹고. 웃으며 지낼 수 있고.

 

모든 걸 다 주는 곳이라 생각했었다.

 

사실.. 가출팸은 남자는 삥을 뜯거나 차를 털고.

 

여자는 성매매를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팸은 팸이 아니라,

 

가출은 낭만이 아니라.

 

지옥의 입구이고. 그 아가리가 얇으나 그 내부는 깊어 끝을 모르게 깊다는 것

 

진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 애가 내게 연락이 된 것이다.

 

 

 

아이는 모든 것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밖의 풍경에서 눈을 뗄줄 몰랐다.

 

나는 지역 이곳이곳 설명해주었다.

 

아이와 시장을 걸었다.

 

시장에서..

 

우린 돼지머리를 보았다.

 

아이는 그것을 처음 보았다.

 

자기가 평소 인형을 껴안고 있던 습관 때문인지.

 

"저거 인형이에요?"하고 내게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이는 '저것을 갖고 싶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그걸로 아이를 놀려먹었다.

 

정말 재밌었다.

 

 

 

아이는 나중에 알까.

 

이 낭만이.

 

네가 가출한 후에 펼쳐진 이 낭만이.

 

이 순간순간이. 내가 나란 사람이.

 

네 손을 잡고, 네 발걸음 앞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너는 정말 너무 운이 좋은 아이라는 걸.

 

 

 

교회에서 리더분이 일로 잠시 나가셔서,

 

나는 아이와 부천역으로 다시 갔다.

 

가서 이마트에서 이것저것을 구경하고,

 

교보문고로 가서.

 

책들을 이것저것 보고,

 

아이가 평소 좋아하던 문학과

 

내가 즐겨보는 문학들을 말하며.

 

아이에게

 

책을 사주었다.

 

김영하씨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Posted by 상실의 시대에 사랑을 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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